최근 할리우드 영화들을 보면 낡고 쇠락한 대형 쇼핑몰에서 촬영한 장면들이 자주 나온다. 인적이 전혀 없는 낡은 상가가 배경이다. 얼핏 보면 영화를 위해 만든 세트장 같은데 그렇지가 않다. 실제로 더 이상 영업을 할 수 없어 문 닫고 버려진 쇼핑몰이다. 이렇게 방치된 쇼핑몰은 외관이 흉물스러울 뿐만 아니라 범죄의 온상지가 될 우려도 커져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문제는 미국 영화에서나 나옴 직한 버려진 쇼핑몰이 머지않아 우리 주변에서도 나타날 것 같다는 점이다.코로나19가 바꿀 상업용 부동산 시장롯데쇼핑은 지난 2월 롯데백화점을 포함해
‘집을 판 뒤 매도 대금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 소명하라.’북한, 중국에서 나오는 정부 지시가 아니다. 바로 지금 자유시장경제를 표방하는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부동산 매도 자금 사용 계획을 밝히라는 요구는 헌법이 보장한 사적자치의 원칙(개인의 재산에 관한 사항을 각자의 의사에 따라 처리)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반헌법적이고 퇴행적인 행위다.주택거래허가제는 지난 1월 청와대 정무수석이 도입을 주장했다가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었다. 여론이 냉담하게 반응하자 당정은 한목소리로 이 제도의 도입을 부인했다. 그러나 사실 이 제도는
“서민들이 위화감을 느낄 정도로 오른 집값은 원상회복돼야 한다.”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이다. 대통령의 발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금의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더 강력한 대책을 끝없이 내놓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부동산 시장 안정이 모든 경제정책의 최우선이라고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대통령은 집값이 내려야 하는 이유로 서민들이 느끼는 위화감을 지목했다. 그렇다면 서민들이 위화감을 느끼면 강남 집값은 떨어져야 하는가?정책 실패를 투기꾼의 잘못으로서민들은 한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정부는 지난해 12월 16일 18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고율의 세금 부과와 전세대출, 담보대출에 대한 규제가 핵심이다. 이 대책이 발표된 후 박원순 서울시장은 ‘부동산 국민공유제’를 시행하겠다고 ‘깜짝 선언’을 했다. 부동산 불로소득을 환수해 “1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만들어 싼값에 집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박 시장의 주장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중앙정부가 쥐고 있는 부동산 임대차 권한을 지방정부에 이전해달라”는 요구까지 덧붙였다. 그는 서울시가 임대차 권한을 갖는다면 베를린시가 하듯 ‘최소 거주기간 5년 보장’과 임대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12월 11일 한국은행이 향후 돈을 찍어서 경기를 부양할 것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한국이 세계 최저 출산율을 경신한다는 UN 전망을 근거로 일본처럼 양적완화(Quantitive Easing)를 시행해 대응한다는 내용이었다. 미국 언론이 한국의 낮은 출산율을 주목한 이유는, 저출산이 고령화와 맞물려 사회보장 예산을 급증시켜 정부의 재정적자를 만들기 때문이다.투자가 짐 로저스는 지난해 초 “2050년경 일본은 범죄대국이 될 것”으로 예측한 뒤 그 원인으로 인구감소를 지목했다. 일본 경제는 인구감소와 막대한 재정적
교육부는 최근 외고(외국어고), 국제고, 자사고(자율형사립고)를 모두 폐지(이하 특목고 폐지)하고 대학 정시모집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외고 출신 조국 전 장관 딸의 부정입학, 입시비리 논란이 입시제도 변경 논쟁으로 파장이 커지더니 순식간에 ‘국가백년지대계’라는 교육정책이 뒤집어졌다. 이번 결정을 두고 진영은 찬반으로 극명하게 갈렸다. 특목고 폐지에 찬성한 쪽은 특목고가 고등학교를 성적순으로 줄 세웠으므로 폐지는 시대적 과제라고 주장한 반면, 반대 진영은 특목고 폐지가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은 채 모든 것을 획일화·평준화하려는 잘못된
지난 9월 말 법무부는 주택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 법제화를 선언했다. 계약갱신청구권은 2년의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뒤 임차인이 재계약을 요청하면 임대인이 2년의 임대차계약을 무조건 다시 체결하는 제도다. 10년 계약을 보장하는 상가 임대차와 달리 2년 계약만 있고 계약갱신청구권이 없는 주택 임대차제도의 약점을 보완하려는 의도다. 그런데 이 계획이 발표되자마자 서울에 예상치 못한 고가의 장기 전세 주택 매물이 등장했다. 계약기간 4년에 주변 시세의 최대 1.5배 조건이었다. 제도가 아직 시행되기도 전에 이런 물건이 나온 이유는 집
민간 택지의 분양가상한제(이하 상한제) 시행이 확정됐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참여정부가 2007년 도입해 2014년 말 폐기했던 상한제를 부활시켰다. 일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민간 토지에 상한제를 재시행하면 집값이 안정되리라고 믿는 것 같다. 민간 택지의 상한제를 되살린 이유는 2007년에서 2014년까지의 집값 안정이 상한제 덕분인 것으로 굳게 믿고 있는 듯하다. 학계와 시장에서는 그 시기 집값 안정이 2008년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와 수요 부족에서 비롯됐을 거라고 해석하고 있지만 동의하지 않는 모양이다. 정부의 인식이 이렇다
구글이 캐나다 토론토에 건설하려는 ‘스마트시티(smart city)’가 2020년 착공을 앞두고 있다. ‘구글시티’는 총 공사비 4조원을 투입, 온타리오호수 주변의 옛 조선소 부지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미래형 도시로 탈바꿈시키는 초대형 프로젝트이다. 이를 위해 캐나다 연방정부, 온타리오 주정부, 토론토시는 2017 도시재생 사업계획안을 공모했다. 이 공모에서 구글은 어떻게 캐나다 정부와 토론토시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Alphabet)이 운영하는 도시재생전문회사 사이드워크랩스(Sidewalk Labs)는 온실
얼마 전 경기도 여주시와 이천시는 자신들을 “수도권에서 빼달라”고 촉구했다. 정부가 1982년 수도권정비계획법을 만든 뒤 약 40년간 계속되고 있는 수도권 규제 탓에 4년제 대학이 단 한 곳도 없고 초·중·고교가 사라지는 등 지역이 낙후됐다는 게 이유였다.여주·이천시의 수도권 제외 요구는 최근 정부가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할 때 김포, 파주, 연천, 양주, 동두천, 포천, 양평, 가평 등 경기도 동북부 8개 시·군을 수도권정비계획법이 규정한 ‘수도권’에서 제외하자마자 잇따랐다. 예비타당성조사는 나랏돈을 대거 투입하
3기 신도시 개발을 둘러싸고 수도권이 시끌시끌하다. 신도시 예정 지역의 주민설명회가 곳곳에서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무산되고 주민과 정부의 갈등이 악화되고 있다. 이런 갈등은 국토교통부가 ‘수도권 30만호 주택 공급’이라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할 때부터 이미 예고돼 있었다. 필자가 지난해 12월 주간조선에 기고했던 글 ‘알맹이 없는 3기 신도시 계획, 서울 노후주택 개발부터’(2538호)에서 우려했던 사건이 벌어진 셈이다.정부는 지난해 9월 ‘9·13 부동산 조치’를 발표하면서 3만5000호 주택 공급을 약속하고, 12월에 3기
국내 최초 외국인 유학생 전용 기숙사 대전 ‘누리관’이 오는 7월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앞두고 있다. ‘누리관’은 대전시가 공격적으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선언하며 2007년 대전 엑스포공원 내에 건립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충남대를 포함해 대전의 8개 대학이 43억원, 대전시가 43억원을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 10층, 지하 1층으로 연면적 7043㎡, 226실 규모다. 지은 지 겨우 10년 지난 멀쩡한 건물을 왜 뜯어고치는 걸까. ‘누리관’은 그동안 이용률이 저조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외국인 입사생 모집을
미국 뉴욕 맨해튼의 개발업체 ‘브로드 스트리트 디벨로프먼트’는 현재 ‘노호가(街)’에 호화주택을 건설 중이다. 제일 싼 집이 200만달러가 넘을 정도로 비싼 주택이다. 이 회사는 초고가 주택을 홍보하기 위해 실내디자이너 라이언 코반(Ryan Korban·34)을 채용했다. 라이언 코반은 인스타그램에서 13만7000명의 팔로어를 몰고 다니는 큰손이다. 그는 맨해튼 매디슨애비뉴에 있는 최고급 패션 브랜드 ‘아쿠아주라 부티크(Aquazzura Boutique)’의 플래그십스토어를 대담한 디자인으로 인테리어해서 셀카를 찍는 고객들로 매장을
필자는 주간조선 2541호에서 ‘박원순표 도시재생이 포퓰리즘인 다섯 가지 이유’라는 제목으로 서울시가 북부간선도로 상부 등에 짓겠다고 발표한 ‘공중주택’ 계획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변창흠 교수가 반박문을 내어 필자의 견해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 글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필자가 최초 주장한 내용과 이에 대해 변 교수가 반박한 내용(2543호 게재)을 소개한 뒤, 필자가 재반박하는 내용으로 구성했다.[image1]자가보유율 감소는 투기가 아니라 멸실주택의 문제필자는 서울의 자가보유율 감소 원인을, 1·2인가구의 증가율이 주택공급
“북부간선도로 상부, 증산동 빗물펌프장 위 등에 ‘공중주택’을 짓겠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12월 26일 공공임대주택 8만호 추가공급 세부계획을 발표하면서 공중주택 구상을 밝혔다. 이날 브리핑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도로 위에 집을 짓겠다는 발상 때문이 아니라 주택시장을 바라보는 박 시장의 인식이 너무나 단순하고 유아적이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서울시와 정부가 주택을 많이 지으면 뭐하나. 99 대 1의 불평등사회는 너무나 심각하다”면서 “서민들은 속수무책이므로 부동산 정책을 넘어서 주거의 기본권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겠다”고
국토교통부가 지난 12월 19일 제3기 신도시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을 따라 남양주, 하남, 인천 계양, 과천에 신도시를 만든다는 내용이다. GTX B노선이 지나가는 남양주에 6만6000호(면적 1134만㎡), GTX C노선이 통과하는 과천에 7000호(155만㎡), 하남과 인천 계양에는 S-BRT(간선급행버스체계) 신설과 지하철 연장을 통해 각각 3만2000가구(649만㎡), 1만7000가구(335만㎡)를 공급할 계획이다. 3기 신도시 조성은 결국 서울 집값을 잡겠다는 계획이지만, 정부가 발표한
지난 11월 10일 새벽, 아들의 싱가포르인 친구가 한국에 왔다. 올해 28세인 그는 싱가포르 난양공대를 졸업하고 현재 홍콩의 경영컨설팅 회사를 다니는데, K팝(K-POP) 공연을 보기 위해 금요일 근무를 마치자마자 밤 비행기를 타고 왔다. 이 K팝 광(狂)팬의 서울 체류 일정을 보면 입이 딱 벌어진다.‘10일(토요일) 새벽 5시 인천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걸그룹 트와이스 녹화 공연장인 일산 MBC에 6시 도착, 공연장 입장 대기표를 받으려 줄 서서 기다리다 대기표 17번 받음, 그러나 6시 반 시작하는 공연장 입장에 실패해 숙소가
마틴 월시(Martin Walsh) 보스턴 시장은 지난 10월 17일 ‘회복력 있는 보스턴항(Resilient Boston Harbor)’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발표했다. 해수면 상승에 대응하고 수변 공간 확충을 위한 계획이 주된 내용이었다. 이날 발표한 수변 공간 계획은 ‘시민들의 해변 접근성 개선, 67㏊(67만㎡) 규모의 공개공지(open space) 추가 확보와 수변 건축물 높이 올리기’가 골자였다. 실제로 보스턴 다운타운의 동쪽 수변 항구지역(Seaport District)에는 23에이커(9만3000㎡) 규모의 복합 개발이
얼마 전 대학 동창을 만났다. 베트남에 공장을 짓고 전 세계를 종횡무진하며 무역을 하는 친구다. 해외 출장을 자주 가는 그 친구는 “한강처럼 뛰어난 자원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파리의 센강이나 런던의 템스강은 TV 화면에서는 그럴듯하게 보여도 실제로 보면 탄천(炭川)의 너비밖에 되지 않아 실망스럽다는 뜻이었다.그 얘기를 들으니 몇 해 전 상하이를 방문했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상하이를 가로지르는 황푸강의 웅장함, 상하이의 랜드마크인 동방명주탑과 수변(水邊) 초고층 건물들이 만드는 화려한 스카이라인, 그리고
정부와 여당은 지난 8월 30일 서울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한 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율 인상, 고가 1주택 보유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 감면 축소 및 (실거래 가격에 근접한) 공시가격의 현실화 등이 골자였다. 이 같은 수요 억제 대책에 더해 집권여당은 ‘신도시 개발 못지않은 과감한 공급대책 수립’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말한 ‘과감한 공급대책’이란 서울을 둘러싼 그린벨트 지역을 풀어 주택을 공급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과연 정부와 여당이 발표한 대책은 실효성이 있을까?그린